• 최종편집 2024-04-29(월)
 

 

이제 곧 끝나겠지 싶었던 코로나가 2022년까지 이어지리라 상상도 못했다. 조금만 버티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알파, 베타 그리고 델타로 계속 변이를 일으킨다. 기대가 오히려 좌절을 줄 수 있기에 어쩌면 이제는 포기에 가까워진 적응 그 이상의 단계로 점점 무뎌짐을 느낀다.

 

비대면 색소폰 레슨의 한계

 

코로나는 세상을 더 빠르게 바꾸고 있다.

 

“비대면 색소폰 레슨과 연주로 살아남으세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색소폰 강의 영상을 만들어서 비대면 레슨을 진행하는 강사들이 있지만 성공적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늘지 않는 구독자와 제작 횟수의 감소가 그 결과를 말해준다.

 

색소폰 연주는 감성의 전달이 중요한데, 언택트 환경에 따라가지 못한다. 일부 연주자가 유튜브를 통해서 비대면 레슨을 하고 있고, 줌을 통한 화상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호흡을 통해서 감정 전달이 이뤄지는 색소폰 레슨은 결코 쉽지 않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결코 지속적인 강의를 만들지 못하는 이유는 미묘한 호흡을 담지 못하는 장비의 한계도 있다.

 

연주인의 생계

 

색소폰 인구는 60, 70대가 주류다. MZ세대가 60대가 될 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현재의 60, 70대에게 SNS을 활용한 비대면 레슨은 쉽지 않다. 위험을 감수하고 차라리 대면 수업으로 색소폰을 배우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도 많다.

 

하지만 시대에 빠르게 적응하는 우리 인간은 비대면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요즘은 가장 좋은 거절 멘트로 “지인이 밀접 접촉자로 양성이 나왔다는군요. 당분간 저도 조심해야 해서요”라고 한단다.

 

그동안 원치 않은 만남에 시달렸던 사람은 차라리 지금이 좋다고까지 말한다. 대면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지장 없는 삶을 살 수 있다. 다만 색소폰을 직업으로 사는 음악인에게 거리두기는 어떻게 생계를 이어갈지 막막하게 만든다.

 

외로운 싸움

 

맹수에 제왕 호랑이는 외로운 존재이다. 색소폰을 연주하고 지도하면서 이런 시련의 시기에 얼마나 강해야 버틸 수 있는지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외로운 싸움을 해야 하는지도 배운다.

 

색소폰 전성기 시절에는 너나없이 스스로 최고라고 말하며 색소폰의 제왕처럼 군림했다. 하지만 결국 살아남은 자가 강한 자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경험한다.

 

나노사회(Nano Society)

 

코로나의 공포는 빠른 종식만을 기대하게 했다. 지금은 같이만 갈 수 있어도 다행이라는 위드코로나를 바라는 상황이 되었다. 작년 말 위드코로나로 접어들 것 같았지만, 그 기대는 일장춘몽이 되었다. 결국 그로 인해서 실망도 컸지만, 많은 사람이 자신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 집중했다. 그것은 적응을 넘어서 또 다른 삶의 방식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공동체가 사라진 자리에 개인이 더 작은 단위로 분해된 삶의 방식으로 사는 사회가 온다는 글을 보았다. 저자는 ‘나노사회(Nano Society)’라는 표현도 함께 사용했다. ‘각자도생’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여기서 한 가지 해결 포인트를 얻었다. 시대가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가장 중요한 트랜드로 여기게 됐다는 것이다. 공동체의 공략만이 아닌 보다 세분화된 조직이나 개인의 삶을 파고드는 공감력으로 승부하는 것이다. 그런 형태의 색소폰 교육과 연주가 필요하다.

 

팬데믹에서 살아남기

 

색소폰 동호회의 전성기도 팬데믹 시대 앞에서 흔들렸다. 아니 무너졌다.

 

누군가의 무릎에 앉혀 얌전히 자는 고양이로 살아남는 것이 아닌, 눈 속을 산책하면서 멋진 털을 바람에 나부끼는 호랑이처럼 외로움을 강함으로 그리고 최고의 실력으로 범접할 수 없음을 지닌다면, 결국 그 특별함이 나를 찾는 사람을 팬으로 만들 수 있으며, 그것이 살아남는 길이 아닐까 싶다.

 

실력을 키우자. 음색이나 음정이든 아니면 빠른 테크닉이든 강력한 한 가지 그 이상을 지녀야 한다. 그리고 호흡의 다스림을 담은 감성의 연주를 영상에 담아서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없더라도 주변에서 한 사람씩 정성을 다하는 레슨을 통해서 자신만의 좋은 지도 방법을 만들어 놓는다면, 코로나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리라 믿는다.

 

2022년 검은 호랑이의 해, 색소폰을 직업으로 사는 강사와 연주자들에게 좋은 일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아울러서 취미로 즐기는 모든 사람도 기쁨이 넘치는 건강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송인권 Profile

 

 - 프랑스 파리 E.N.M.P 음악원 색소폰 전공

 - 서울시 교향악단 색소폰 객원단원

 - 총신대 출강

 - 현)서울기독대학교 사회교육원 출강

 

(월간색소폰) 송인권 칼럼니스트= msp@ker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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