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프로 연주자들이 좋아하는 거장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연주자는 바로 에릭 마리엔탈(Eric Marienthal)이다. 필자뿐만 아니라 많은 프로 연주자, 특히 가요와 팝 색소포니스트들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이다. 에릭 마리엔탈이 연주자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가요와 팝에 적합한 사운드와 활용 가능한 애드리브 라인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따뜻하면서도 파워풀한 그의 사운드는 많은 연주자들이 모방하고 싶어 하는 기준 중 하나이다. 그렇기에 에릭 마리엔탈이 사용하는 비츨러 벨리이트 마우스피스 또한 당연히 국내에서 인기 있는 품목 중 하나이다. 필자 또한 그의 사운드를 모방하고 싶어서 피스와 리드, 리가처를 모두 따라 해보기도 했다. 물론 셋업을 똑같이 한다고 해서 같은 소리가 나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혹시라도 비슷한 소리가 날까 하는 간절함으로 시도해보았다. 사운드와 더불어 에릭 마리엔탈이 구사하는 애드리브 라인은 우리에게 친숙한 펜타토닉 스케일과 블루스 스케일로 이루어진 부분이 많이 있다. 그래서 그의 솔로에는 가요와 팝에 적용하기 용이한 아이디어들이 많이 숨어 있다. 어렵게 들리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느낌이 있는 그의 애드리브 라인들을 오늘 배워보자.

 

에릭 마리엔탈은 어떤 연주자일까?


에릭 마리엔탈은 1957년 12월 19일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색소폰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1976년 고등학교 졸업 후 버클리 음대에 진학해 음악을 공부하였고 졸업하기 전까지 학교에서 가장 높은 숙련도 등급을 계속 유지했다. 탄탄한 기본기와 안정적인 사운드가 얼마다 대단했는지 재즈 색소폰 연주자에게는 찾아보기 어려운 클래식 음악에 참여한 이력이 있을 정도다. ‘Concerto For Marienthal’이란 앨범을 꼭 한번 들어보기를 추천한다. 보통 클래식 색소폰 연주를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고운 소리를 내기 위해 주로 셀마 마우스피스를 사용하는데 에릭 마리엔탈은 팝재즈를 연주할 때와 똑같이 비츨러 벨라이트를 사용해 앨범에 참여했다. 또한 에릭 마리엔탈은 자신이 연습한 것을 토대로 자신이 직접 만든 테크닉 교본을 썼는데, 그것을 보면 얼마나 다양하게 테크닉 연습을 했는지 알 수 있다. 필자가 연습해본 결과 스케일 연습이 평범하지 않고 정말 어렵고 다양하다. 그는 65개국에서 연주하고 14장의 솔로 앨범을 발매하였고, 재즈와 팝을 넘나들며 100개가 넘는 레코드를 많은 거장들과 함께 연주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음악으로는〈Stand By Me〉, 〈Get Here〉등이 있다. 팝, 재즈, 클래식 등 음악의 경계 없이 다양하게 활동하는 그의 이력은 많은 연주자들이 지향하는 모습일 것이다.

 

에릭 마리엔탈의 애드리브 분석하기

 

이번에 함께 살펴볼 애드리브는 1994년에 발매된 앨범 ‘Street Dance’에 수록된〈Kid’s Stuff〉라는 곡의 애드리브 부분이다. E♭ Key와 F# Key를 오가는 구성으로 만들어진 곡으로 E♭ Key에서는 주로 E♭ Major 블루스 스케일로 애드리브를 구사했다.

 

에릭 마리엔탈 애드리브 - <Kid’s Stuff>


 

16분음표가 많아 리듬이 어렵고 고음이 많이 사용되었다. QR코드를 통해 음원을 듣고 에릭 마리엔탈의 애드리브 느낌을 익혀보자. 위의 악보는 해당 연주의 1분 32초부터 2분 28초까지의 솔로 부분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위의 애드리브는 E♭ Major 블루스 스케일을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다. https://youtu.be/g9p4KStKN8M

 

 

 

E♭ Major 블루스 스케일 구성음의 특징은 블루노트로 파♯(솔♭)이 사용된다는 것이다. 위의 솔로 부분을 확인해보면 곳곳에 파♯이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에릭 마리엔탈의 애드리브는 스케일을 상·하행하는 패턴의 애드리브와 하프 텅잉, 스타카토 등의 표현을 통해 리듬을 다양하게 조합해서 듣기에 재미있는 라인들을 만들어 낸다. 위의 형태만 보면 사실 블루스 스케일을 적당한 리듬을 조합해서 연결하는 것이 전부인데 결국 그게 정답인 줄 알면서도 직접 자연스럽게 구사하기는 정말 어려운 것 같다 .

 

애드리브를 배우는 것은 외국어 회화를 배우는 과정과 매우 비슷하다. 적절한 문장의 구조를 익히고 사용 가능한 단어들을 외우고 반복해서 입으로 말해보면서 문장의 의미가 내 것이 되어야만 적절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회화가 가능할 것이다. 애드리브도 마찬가지로 스케일과 아이디어를 외우고 선율을 만들어 내는 연습을 통해 사운드를 익혀야만 자신의 것이 되어 자연스럽게 연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위의 라인 중에 우리가 배워볼 만한 아이디어를 찾아보자. 위의 애드리브에서 3가지의 아이디어를 찾아보았다. 

 

 

필자는 위의 아이디어가 가요에 적합할 것 같다. 물론 16분음표가 많아 리듬이 어렵긴 하지만 천천히 사운드를 익히면서 연습해보자. 위의 아이디어를 우리에게 익숙한 C Key로 바꾸면 다음과 같이 C Major 블루스 스케일(도, 레, 미♭, 미, 솔, 라)이 적용된 아이디어로 바꿀 수 있다.

 

 

이렇게 C Key로 바꿨을 때 C Major Key와 나란한 조(조표를 같이 쓰는 장조와 단조)인 A minor Key의 곡에서도 위의 아이디어를 적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블루스 스케일이 잘 어울리는 가수 한영애의 <누구 없소>를 통해 아이디어를 적용해보자. 똑같이 적용할 수도 있지만 <누구 없소>는 조금 더 느린 템포의 Am Key의 곡이기 때문에 아이디어의 끝부분 음과 리듬을 분위기에 어울리게 대입해보자.

 

애드리브 적용하기


<누구없소>



1절부터 많은 애드리브를 하기에는 곡 흐름에 어울리지는 않지만 예시를 위해서 짧은 구간에 3가지 아이디어를 적용해보았다. ②번 아이디어가 적용된 부분은 2절에서 사용하면 적합할 것 같다. 이렇게 하나의 아이디어로 전체를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①번과 ③번의 아이디어처럼 포인트 되는 부분만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늘은 이렇게 에릭 마리엔탈의 아이디어를 배워보았다. 대가들의 아이디어는 어려운 부분이 많이 있지만 천천히 연습해서 습득해보자. 그리고 제시한 아이디어는 그대로 적용하지 않아도 되고 부분적으로 사용 가능하며 리듬 또한 다양하게 변형이 가능하다. ②번 아이디어를 제외하고는 반드시 같은 리듬으로 하지 않아도 된다. 해당 애드리브가 적용된 연주를 QR코드를통해서 꼭 들어보고 직접 적용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https://youtu.be/xHtDw7Lodlg

 

 

김성길 Profile

 

- 단국대 실용음악과 졸업

- 울산 재즈 콩쿨 대상

- 모스크바 필하모닉 내한공연 객원 연주

- 유튜브 ‘색소폰 교육방송 TV’ 운영

- <색소폰 테크닉 마스터>, <색소폰 애드립 교본> 저자

 

 

(월간색소폰) 김성길 칼럼니스트= msp@ker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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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lib Class] 에릭 마리엔탈의 애드리브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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