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29(월)
 

홋카이도대학 교정(2).jpg

 

 

글·사진 l 박형섭 부산대 인문대 불문과 명예교수/색소포니스트 

hsubpark@pusan.ac.kr

 

 

삿포로는 일본 북쪽 섬 홋카이도의 도청소재지이다. 인구 약 200만의 대도시로 이 지역의 정치적, 경제적 중심을 이룬다. 여름에는 시원한 날씨, 겨울에는 아름다운 설경으로 유명하다. 메이지 시대에는 혼슈와 가깝고 무역으로 번성한 하코다테(函館)가 제일 큰 도시였다. 그러나 홋카이도 개척이 본격 진행되자 삿포로는 미국식 계획도시로 변화하여 인구집중이 가속화되었다. 특히 1972년 아시아 최초로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면서 교통 인프라 정비, 시가지의 근대화, 도시의 국제화가 비약적으로 진행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삿포로는 일본의 대표적인 대설지역이다. 매년 2월에 눈 축제가 열리는데 국내외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2024년은 2월4일부터 2월11일까지 8일간 진행된다. 이때 국제 눈조각 콩쿠르도 개최되는데 여러 나라에서 참가하여 각 팀이 직접 제작한 작품으로 경합한다. 축제의 주요 행사 장소는 오도리 공원과 스스키노, 츠토무에서 열리지만 시내 전역이 축제 분위기 속에 있다. 이 도시는 음식•문화•예술 등과 함께 풍부한 녹지와 휴식공간이 잘 갖춰져 있어 매력적이다. 홋카이도에 10월부터 눈이 많이 온다고 하니 삿포로는 겨울 내내 눈으로 덮여 있을 것이다. 나는 11월28일부터 4일간 이 지역을 방문했다. 도착 당일에도 눈이 내리고 있었다. 공항에서 버스로 시내 호텔까지 가는 동안 곳곳에 쌓인 눈을 볼 수 있었다. 


내가 투숙한 게이오 플라자 호텔은 삿포로역과 지척에 있다. 홋카이도 대학, 다이마루 백화점, 오도리 공원 등 주요 방문지를 걸어서 도달할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창밖을 보니 사방이 온통 눈으로 하얗다. 밤사이에 이어 아침부터 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 난 맘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삿포로 여행을 결심한 것은 바로 눈 내리는 풍경을 보기 위함이었다. 난 서둘러 홋카이도 대학으로 달려갔다. 오래전 부산대 재직할 당시 이 대학을 방문했었다. 여름이었는데 울창한 거목들로 숲을 이룬 대학 캠퍼스가 너무도 아름답고 인상적이었다. 눈으로 뒤 덮힌 캠퍼스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여기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겨울철 눈이 오는 것은 일상적일 것이다. 하지만 부산에 사는 나로서는 이국적인 진풍경을 보는 것이다. 고풍스러운 건축물들에 쌓인 하얀 눈과 그 사이로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과 같았다. 나는 잠시 그림 속 주인공이 되어 한동안 눈을 맞으며 교정을 거닐었다.



▶칼럼 전문은 월간색소폰 1월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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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Essay]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아다모 ‘눈이 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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